어릴 적, 마당이나 골목 어디서나 볼 수 있던 나비.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도시에서 나비를 거의 볼 수 없습니다. 도시의 나비는 사라지고 있을까요, 아니면 돌아오지 못하는 걸까요?
답은 ‘돌아올 수 없는 구조’에 있습니다. 도시 속 나비와 곤충이 사라진 가장 큰 이유는 서식지 단절입니다. 나비는 단순히 꽃이 있다고 오는 것이 아니라, 알을 낳고 유충이 자랄 수 있는 환경 전체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최근 여러 도시에서는 ‘도시 곤충 통로(Insect Corridor)’라는 새로운 생태 복원 전략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시민이 참여해 꽃밭과 텃밭, 나비가 좋아하는 토종 식물을 도시 곳곳에 연결해주는 프로젝트입니다.
1. 나비가 도시에서 사라진 이유
나비는 식물과 깊은 관계를 맺고 살아갑니다. 어떤 식물에만 알을 낳고, 그 식물을 먹고 유충이 자랍니다. 하지만 도시 조경은 대부분 잔디, 외래종 관상용 식물로 구성되어 있어, 나비에게는 불모지에 가깝습니다.
- 🌾 산란 식물 부재 – 알을 낳을 장소가 없음
- ⛔ 연결 없는 녹지 – 이동 중단, 유전 다양성 약화
- 💨 살충제와 방역 소독 – 유충과 알에 치명적
결과적으로, 도시는 나비에게 찾아올 이유도, 살 수 있는 조건도 없는 공간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2. 곤충 통로란 무엇인가?
곤충 통로(Insect Corridor)는 나비, 벌, 딱정벌레 등 곤충들이 도시 안에서 안전하게 이동하고 번식할 수 있도록 돕는 생태 구조입니다.
이는 단순한 ‘꽃 심기’가 아니라, 도시 전체를 연결하는 생물다양성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중요한 기법입니다.
곤충 통로 구성 요소:
- 🌼 나비와 벌이 선호하는 꽃 식재 (예: 금계국, 쑥부쟁이, 제비꽃 등)
- 🌿 유충의 먹이식물 확보 (예: 애기똥풀, 환삼덩굴, 쐐기풀 등)
- 🌾 긴 풀밭, 미정비 공간 유지 – 너무 깎지 않은 공간
- 🚫 화학 방역 중단 – 살충제 대신 자연 방역 도입
3. 초등학교·지역사회에서 가능한 실천
곤충 통로는 시민 누구나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학교, 아파트 단지, 공원, 도서관 앞마당
실천 예시:
- 🪴 학교 앞 꽃밭 만들기 – 학년별 나비 꽃 구역 담당
- 🧱 도서관 옆 미니 텃밭 조성 – 쑥부쟁이, 금계국, 도꼬마리 식재
- 🛤️ 마을 꽃길 연결 – 학교~도서관~공원 사이 소규모 꽃밭 연결
- 📸 나비 관찰 프로젝트 – 앱으로 사진 찍고 종 기록
이러한 활동은 단순한 식재를 넘어 지역 주민과 아이들 모두가 참여하는 생태 감수성 프로젝트로 발전합니다.
4. 나비가 돌아오는 도시의 특징
성공적인 사례는 이미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독일의 프라이부르크는 도심 곳곳에 토종 꽃밭을 조성나비 서식지 인증 공간
공통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 토종 중심의 식재
- ✅ 화학 방제 없는 공간
- ✅ 시민 참여 기반의 유지 관리
5. 도시 생태의 회복은 ‘작은 날갯짓’에서 시작됩니다
나비 한 마리가 돌아온다는 것은 단순히 한 종이 보인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곳에는 알을 낳을 수 있는 식물, 유충이 자랄 토양, 방해받지 않는 공간생태계가 작동하기 시작했다
는 증거입니다.꽃을 심고, 풀을 가꾸고, 살충제를 멈추는 일. 이 작은 실천들이 모이면, 도시는 다시 자연을 품을 수 있게 됩니다.
이제 우리가 나비에게 물어볼 차례입니다. “우리 도시에 다시 와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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